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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을 꿈꾸며/캐나다 이민 프로젝트

[캐나다잡담1] 우리나라가 안전한가 외국이 안전한가.

내 주위에는 구국의 충성을 다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

그 친구들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이며, 외국에 나가면 범죄자들이 요로코롬 본인들을 주시하고 있다가 범죄의 타겟으로 삼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말한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당연히 굉장히 많이 틀린 말이다.

우리나라만이 안전하다는 증거가 도대체 어디에 있으며, 외국은 위험하다는 명제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하는가.

이러한 친구들 덕분에 나는 분통터지는 상황을 자주 겪어왔으며, 요새는 그냥 쟤들 생각은 그렇구나... 하며 넘어가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게 생각해야 화병이 안날 것 같다.

 

몇달전 친구 승진 모임에서 한 친구가 말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안전하지!

내가 말했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다 똑같이 그렇게 생각해. 자기 나라가 안전하고 외국이 위험하다고..

그러니, 그 친구는 자기가 상사와 러시아에 갔다가 당했던 소매치기 사건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난 나는 외국 생활을 5년 가까이 했지만, 범죄를 당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 친구 왈, 니가 범죄를 당한 적이 없다고 외국인 안전한건 아니지.

..........

그래. 그건 맞지. 하고 말을 끝냈다.

..........

노브라 방송 후, 게시판에 악플은 없지만 남자들에게 조심하라고 말하던 그 여자가 생각났다.

...야. 반대로 니가 외국에서 범죄를 당했다고 외국이 항상 위험한건 아니지.

 

내가 캐나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을 때 걱정했던 것은 단 하나였다.

위니펙 가는 길에 제발 코로나에 걸리지 말자. 이 지역에 내가 누를 끼치지 말자.

근데 내 친구들은 나에게 이르길 자꾸 조심하라고 한다.

물론 코로나에 대해서도 조심하라고 한다.

물론 이 걱정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코로나 대처를 잘 한다는 근거 아래 나에게 해주는 걱정이다.

왜냐면 내가 위니펙이 얼마나 안전한지 말해도 그들은 '그래도....'라고 대꾸하기 때문이다.

 

https://www.google.com/search?sxsrf=ALeKk01GiUvRBgPzmjWtLLbIxAF-GNb9Iw%3A1592525232565&source=hp&ei=sAHsXsymH4eDytMP3_OwuAg&q=corona+winnipeg&oq=corona+winnipeg&gs_lcp=CgZwc3ktYWIQAzoFCAAQywE6BwgAEAoQywFQR1iaHWCbHmgAcAB4AYAB0gGIAZMNkgEFNC44LjGYAQCgAQGqAQdnd3Mtd2l6&sclient=psy-ab&ved=0ahUKEwjMvp7myozqAhWHgXIEHd85DIcQ4dUDCAc&uact=5

 

corona winnipeg - Google 검색

2020. 5. 12. · There is one new case of COVID-19, the disease caused by the novel coronavirus, in Manitoba, according to the province's Tuesday health ...

www.google.com

오늘 기준으로 마니토바 주 자체의 코로나 확진자는 15명이다. 위니펙이 아니라, 주 자체에서...

그리고 정보를 찾진 못했는데, 위니펙 도시 자체의 확진자는 9명이랜다. 이것은 우리 집 landlord랑 학교 친구들이 해준 말이다.

그럼 한국은 어떨까. 아니, 나와 내 친구들의 터전인 서울은 어떨까.

현재 확진자 1170명에 퇴원지 718명, 사망 6명... 대략 400명정도의 확진자가 남아있는 것이다.

400명의 리스크를 짊어진 동네에서 10명 미만의 리스크를 짊어진 동네를 걱정한다.

이건 안전불감증도 아니다.

우월주의에서 비롯된 오만과 다른 이들을 내리깔고보는 기만이다.

 

외국생활을 목표로 하며 생활해왔던 나로서는 내 주위에 이런 차별주의자들이, 더 나아가서 국수주의자들이 내 주위에 있다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살았다. 더 최악인건 이러한 차별주의는 그들의 심성이 못돼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외국을 잠재적 위험지역으로 보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식하는 것을 '자기보호'라고 생각하며, 정당함을 넘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머릿속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으면 사실이 들어올 틈이 없다.

-팩트풀니스 中-

 

데이터따위는 상관없다. 이것은 '감정적인 일'이므로 어떠한 데이터를 내밀어도 그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그 데이터는 틀렸어. 우리나라는 제대로 검사하고 있고. 거기는 제대로 검사하고 있지 않을거야'. 라는 정신승리적 발언을 매우 객관적인양 쏟아낸다.

답답하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오늘의 주제! 과연 외국은 위험한가에 대해 살펴보자.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19092200077

 

재외국민, 범죄피해 해마다 급증…실종·살인 필리핀서 최다

재외국민의 범죄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정부가 처벌 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에서 받은 '재외국민 사건사고 통계'에

www.metroseoul.co.kr:443

위 기사 링크에 들어가면, 2018년 기준, '재외국민 사건사고 통계'는 1만 3235건이다.

그리고 통계청에서 '출국자'로 검색하면 각 연도별 국내 출국자를 검색할 수 있는데, 2018년 기준으로 해외로 출국한 국내인은 28,945,447명이다.

그럼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에 가서 범죄를 당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0.046%나온다.........

......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나가서 범죄당할 확률이 0.046퍼센트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낮은 수치다.

게다가 범죄 양상을 보면 반정도가 절도 범죄이다. 이것은 네이버에서 '재외국민의 범죄피해'라고 검색한 후 이미지 카테고리로 넘어가면 표로 보기 쉽게 나타나있다. 최근 자료는 없지만.....

 

결론적으로 당신이 외국에서 안전하게 즐길 확률은 99.95%이다.

 

이 놀라울 정도로 낮은 확률로 우리는 외국에 나가서 범죄를 당한다.

그러니 고작 0.05퍼센트도 안되는 확률가지고 외국이 위험하다고 장담하던가, 대한민국이 가장 안전하다고 국뽕에 취하지 말자. 세상은 어딜가나 안전한 곳이 있고, 위험한 곳이 있으며, 자신의 안전은 운과 본인의 성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의 범죄율은 어떨까? 통계청에서 자료를 찾을 수 없어서 기사를 찾아봤다.

 

http://www.ilyoweek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062

 

우리나라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사진=newsis).[일요주간=김쌍주 대기자] 대한민국에서 인구 10만명당 ...

www.ilyoweekly.co.kr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4283건. 약 4.3퍼센트다.

물론 여기에는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료 체류기간.

해외출국자야 대부분이 여행일테고, 그들의 체류기간이 그리 길지 않으므로 당연히 국내범죄율이 헤외범죄율보다 높은게 당연하다.

뭐 이건 걍 내가 궁금해서 한번 찾아봤다.

어쨌든 2018년 기준으로 해외에서 범죄당할 확률은 국내에서 범죄당할 확률보다 100배정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뭐 이게 통계의 눈가리고 아웅이지.

 

그리고 다음으로 생각해볼 것은 교통사고율.

나는 종종 외국이 위험하다고 하는 사람에게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를 언급하며 그건 위험하지 않냐고 되묻곤 한다.

그럼 상대방은 주로 입을 닫는다.

 

통계청에서 자동차 1000대당 교통사고율을 아주 쉽게 검색해볼 수 있다.

결론은, 아까 해외범죄율과 동일하게 2018년 기준으로, 1000대당 8.1대. 0.8%다. 서울같은 경우에는 1%대에 가깝다.

주로 나는 해외에서 범죄를 당할 확률보다 16배정도 높은 국내 교통사고율을 어떻게 설명할거냐고 되묻곤 했다.

 

 

여튼 내가 아무리 이렇게 말하고 어쩌고 해도 내 친구들은 들어먹질 않을 것이다.

어쨌든 외국은 그들에게 공포이고

타인은 잠재적 범죄자이며

그들은 자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최근에 정말 문득 궁금해진게 생겼다.

 

지금 김여정이가 대한민국이랑 연락 다 끊고 군대 전진배치하고 별짓거리를 다 하며 도발하고 있는데...

지금 바로 전쟁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상황인데...

 

단 한번의 소매치기로 외국은 위험하다고 하는 내 친구들은 아직도 한국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

나한테 '니가 지금까지 안당해봤다고 외국이 안전한건 아니지'라고 했던 친구는...

지금까지 살면서 전쟁을 안겪어봤다고 전쟁이 안일어나는게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는 있는걸까.